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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일상

다시 시작

말랑코 부베 2022. 1. 6. 09:18

미디어에서 주식으로 시끄러웠던 2020년 초 나도 해야지! 하고 호기롭게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꾸준하지 못했다. (그때 주식 산 건 정말 잘했다. 큰 돈은 아니지만 하락장 끝물에 사서 좋은 수익률로 유지중)

공인중개사 2차가 생각보다 분량이 매우매우 많아 강의 듣느라 허덕이고 

아니 내가 이걸 왜 한다 그래 가지고 (아무도 안시킴^^) 꾸역꾸역

시작했으니 끝은 보자! 하고 10월 말까지 미쳐라 공부하느라 나머지는 다 손을 놔버렸다.

어쨌든 공인중개사 31회 합격 !

그래서 현재....!! 두둥...!!! 2년 고생해서 따놓고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주입식으로 밀어넣느라 머리에 남은 것도 별로 없다 ^^

공인중개사 합격=부동산 전문가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어차피 법만 주구장창 외워서 합격하고 나면

실무 교육 다시 배우고 진짜 실무 가서 "공인중개사"직업을 가지고 부딪혀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었다.

이걸 2년이나 투자(가 아니라 소비인가)해서 알다니.... 어쨌든 직업으로 공인중개사를 하고싶었던 것은 아니니까.

중간에 깨닫긴 했는데 환급반 수업을 들어서 그거라도 건지자 하고 땄다. 그리고 주변에 체면도 있으니 떨어지면 부끄러우니까 호호호

그저 나중에 혹시 일거리가 없으면 이 증이라도 들고 나가 취업/개업이라도 해볼 수 있겠거니...하는 마음의 위안만 얻었달까.

내 삶에 전혀 변화가 없다. 

어쨌든 아파서 휴직했고 건강만 돌봐도 되긴 하는데 성격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자격증 보이면 이것도 따고 싶고 저것도 따고 싶고 (목적은 없이)나는 왜 이럴까... 생각해봤다.

 

"돈"

많다고 행복에 비례하지는 않지만 없으면 불행하다는 그것.

항상 풍족하지는 않았고 20대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큰 걱정 없이 그날그날 살고 있어 또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렇다고 "잘 산다"라는 아닌데 과거에 비해 쫓기듯 살지는 않으니

마음가짐이나 생활이 달라져서인 것 같다.

그래도 매번 부자되면~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노래를 불러서 남편이 "그래서 어떻게 돈 벌건데?" "음 어쨌든 나중에 돈 많이벌면~" 

그냥 어릴때 잘 몰랐는데 내 꿈은 어떤 직업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것이었던 것 같다. (아닌 사람도 있나 ㅎㅎ)

근데 어떻게 되는 지도 모르고 어디가서 뭘 배우고 뭘 해야 하는지도 정보도 없고, 주변에 배울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 그냥 미디어나 막연한 이미지로 아는 선에서 아 저 직업을 가지면 돈 많이 벌겠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꿈꾸던 직업군은 막연하고 다양했는데

공통되는 건 비슷했다 1) 혼자 일할 것 2) 힘들게 일하지 않을 것 3) 일 많이 안 하고 돈이 굴러올 것

순전히 어렸던 나의 관점에서 본 이미지로 꿈꿨던 직업 예시... (부끄)

- 약사/한의사 - 혼자 일하고 돈 많이 벌 것 같았음, 멋있음, 초등학생때였나 크고 으리으리한 진료실에 앉은 선생님이 내 손목 맥만 딱 짚고 어디어디가 안좋군요. 하는데 오 너무 신기했다. 어린 시절 터미널에 있는 동네 약사 선생님은 할머니셨는데 부부가 매일 같이 일하고 내 추측으로는 60-70대였는데 엄청 멋쟁이셨다. 저렇게 살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커가면서 깨달았다 수학을 못해서 포기 ^^ 수능 이과 호기롭게 도전했다 문과로 재수했다 - 어른되어서 보니 엄청난 양의 공부와 노력으로 얻는 직업이고 수많은 경쟁이 있음을 알게 됨)

- 작가 - 혼자 일하고 한번 쓰면 인세가 평생 들어옴, 내 작품이 평생 남음, 책도 좋아하고 드라마도 좋아하고 (글이 좋아서나 잘써서가 아니라 직업 관점으로 편해보였음 ^^ - 어른되어서 보니 글쓰는 능력은 어느정도 타고나야 하고, 어마어마한 노력의 산물이며, 글 쓴다고 다 베스트셀러나 시청률 대박 드라마가 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밑도 끝도 없고 적성도 고려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허무맹랑한 상상만 하다가 (관련하여 노력도 안해봤지)

흘러흘러 계획도 없이 졸업하고 그냥저냥 흘러가는대로 살다가

어릴 때의 허무맹랑한 꿈처럼 매일 로또만 바라는 K-직장인

매일 그만두고싶다 노래만 부르는 K-직장인

딱히 특출난 재능은 없고(글을 잘 쓴다, 그림을 잘 그린다 등의 특별한 직업을 가질만한 특기)

시키는 일은 또 잘 하고, 끈기도 있고, 책임감도 있고 K-직장인으로 아주 제격이었다.

 

그런데 덜컥 아팠다. 

수술도 하고 회사도 그만두고 스트레스 프리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니

오... 회사 못다니겠는데요? 

직장에서 인정도 받고 월 소득도 꽤 높아졌고, 학자금 대출도 청산했는데 왜 그렇게 매일이 아등바등이었는지 모르겠다.

퇴사하고 초반엔 퇴직금+보험금으로 병원 다니면서 그럭저럭 지냈다 (보험 들어놓은 과거의 나 칭찬해..)

아파서 얻은 목돈이긴 하지만 생에 처음으로 돈이 이정도만 되어도 참 마음이 여유롭구나 싶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과소비 하고 살지 않아도 숨만 쉬어도 나가는 건 돈이니 조금씩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고

아 나 뭐라도 해야하는데 뭐하지? 뭐해야 앞으로 먹고살지? 

그래서 무슨 자격증이나 새로 배울 것이 보이면 엇 이거 배우면 돈 좀 벌려나?

주식도 기웃기웃 부동산도 기웃기웃 (아이패드 드로잉, 캐릭터 굿즈, 이모티콘 이런 것도 온라인 클래스로 맛봤다)

이것저것 깊이는 없고 방향도 없고 많은 시간을 흘려 보낸 것 같다.

딱히 열심히 마음 가는 것도 없고 

여름쯤 건강 문제도 그렇고 주변 환경 등 개인적인 이유로 이사를 너무너무 가고싶었는데 

남편이랑 서울은 무리고 경기 외곽쪽 알아보자고 주말마다 나름 임장을 다녔다. 

아 그런데 우리 가진 돈으로는 무리였다. 경기 외곽 마저도.... 대출끼면 가능하지만 매달 대출금 낼 생각하면 아득하고

그냥 다 안되는 것 같아... 놔버리고

최근 몇 개월은 그냥 드라마 중독자로 산 것 같다.

 

그러다 어느날 생각없이 유튜브를 보다가

추천 도서에 [세이노의 가르침]이 보였다.

어라? 나 이거 예전에 어디서 좋다해서 pdf 받아놨었는데, 열자마자 이게 뭐지 나중에 봐야지하고 컴퓨터 바꾸면서 분실.

부랴부랴 제본 파는 곳에서 홀리듯이 구매했다.

전자책은 영 손이 안가서 주문한 건데 주문하길 잘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이었다니 어떻게 pdf로 보려했을까.

 

두꺼운 책인데 술술 읽혔다.

머리를 댕 맞은 것 같았고 저녁에 읽다 자면 계속 머리에 맴돌고 다음이 궁금해 새벽 3-4시에 깨서 읽었다.

아니 왜 이제야 읽은거야? 

대학 전공 선택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부터

아 나는 왜 인생 선배가 없을까? 본받을 어른이 주변에 없는 걸까?

대학은 이런 것이고 사회는 이런 것이다 먼저 알려주는 사람이 없고 내가 다 부딪혀서 후회하고 깨달아야만 할까? 탓했는데 

그런 고민이 있을 때 세이노가 아니라도 이런 류의 책이라도 찾아 읽어봤어야 하지 않았을까

열심히는 살았던 것 같은데 상황 탓만 하면서 지혜롭게 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고 억울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엄마한테 한번씩 하소연하면 "너보다 상황이 못한 사람도 많은데 왜 그러니" 해서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이 더 많은데? 좋은 부모,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서 인생 처음부터 고속도로인 사람들이 천지야..."  그런 반발심에 역경을 딛고 일어난 그런 류의 사람들을 코웃음치며 외면했다.

그런 시절에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었으면 온갖 뼈때리는 말들로 정신을 차렸으려나.

과거를 후회해봤자 남는게 없다.


세이노의 가르침 中

p.115 "....(중략) ... 당신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만사 젖혀 두고 있다면, 그 자격증을 갖고서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만명에 달하는 내막을 좀 더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나는 부자가 되려면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했었어도 공인중개사가 되라는 말은 한 적이 없는데 왜들 그렇게 그 자격증을 따려고 만사 젖히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p.121 "....(중략) ... 현재의 삶이 절망스럽고 괴롭고 암흑에 싸여 있는 것 같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이제 분노하라. 분노를 느끼는 사람만이 닫힌 문을 세게 쾅쾅쾅 두드릴 수 있다.....(중략).... 그렇게 하기 시작할 때 당신은 당신의 삶의 주인이 되게 되는 것이며 그때 비로서 돈이 당신의 노예가 되어 당신을 섬기게 되는 것이다."

p.155~ "....(중략) ... 극복해야 하는 것은 체념과 게으름이다.....(중략).... 하루에 3시간 이상 자기를 위한 투자에 사용하라. 학벌이나 학력이 없어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은 게으른 사람들의 핑계일 뿐이다."

p.185~ "....(중략) ...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당신을 평생 편안하게 벌어먹게 해줄 것이라는 환상은 조금도 갖지 말아라. ...(중략) 특히 민간단체에서 시행하는 수많은 자격 시험들은 일단은 색안경을 끼고 보아라."


아니 왜 정식 출간해서 광고를 빵빵 때리지 않으셨나요. 그러면 저에게 조금 빨리 닿았을텐데.

[세이노의 가르침]을 어디선가 pdf로 받은게 이 블로그 시작할 때 쯤이었으니 2년 전에 그때 일었어야 하는데! 

또 후회를 해봅니다.

다들 많이 알고 꽤 유명한 책인데 정식 출간된 책이 아니고 다음 카페 [세이노의 가르침]과 세이노가 연재한 칼럼 등을 엮어 pdf로 배포되다가 수요가 많아서인지 출력센터에서 제본/판매권을 받아 인쇄물을 판매하고 있다. (비매품이며 6천원 정도)

밑줄 친 내용이 꽤 많고 읽으면서 공감하고 깨달았다 생각했는데 다시 펼쳐보니 또 새롭다.

책을 읽고 느낀 건 특정 직업이나 자격증이 내 삶을 바꾸는 건 아니라는 것이며

부자가 되는 방법, 부자가 되기 위한 삶의 태도, 자세, 배워야할 부분, 추천도서 등이 많았다.

오래된 글이라 추천도서가 절판된 것이 많아 아쉽다.

그래도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유튜브만 켜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지식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을 추천도서로 꼽는 자산가가 된 사람들이 추천하는 요즘 도서를 또 하나씩 읽어나가고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 (완독 - 이코노미스트 기고글 부분 제외)

이웃집 백만장자 - 변하지않는 부의 법칙 (완독)

아이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읽는중)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대기중)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절판되어 국회도서관 주문)

 


0부터 다시 시작이다.

아직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공통되는 부자의 법칙은

수입보다 적게 지출하여 절약해야한다는 것. 절약하고 저축해서 종잣돈으로 투자해 자산을 증식한다.

투자는 투기나 한방이 아니라 진득하게 공부해서 타이밍을 잡아야한다는 것! 

사실 수석 합격자가 말하는 "교과서 위주로..." 같은 에이 너무 뻔해! 하는 말들이 진짜 진리다. 

부자들이 다 그렇다는데 왜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아니라고 할까.

다들 왜 그런 법칙을 못 믿는가 하면 그 법칙을 수행하는 끈기와 피나는 노력은 알고싶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왜 그때 몰랐을까 하며 과거의 나를 붙잡고 자책하는 건 무의미하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생각하고 미래의 나를 위해 정진! 

 

12월 월 지출을 계산해보니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했던 것이 눈에 보였다.

책 읽고 마음 가짐이 달라지기도 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니 (인터넷 서핑 등)

꼭 필요한 식재료 사는 것 외에 일주일 간 소비가 없었다.

축구로 치면 절약=수비 / 투자=공격 이라고 들었다. (월급쟁이 부자들 팟캐스트)

수비 먼저 탄탄하게 해놓고 공격하는 방법을 배워놓으면 타이밍이 왔을때 잡을 수 있겠지?

절약은 시작했으니 시작이 반이다.

쓸데없는 자격증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투자에 대해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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